구름과 비의 도시 마추피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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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름위의 도시, 마추피츄 |
꼬스코의 ‘San Pedro’역에서 하루에 한 번 떠나는 기차로 3시간, 걸어서는 사흘 동안 잉카 트레일(Inca Trail)을 따라가면 구름 위의 환상도시 마추피추(Machu Picchu)가 녹색의 망토를 걸친 독수리인 양 버티고 앉아 숨을 멈추고 바라보게 만든다. 과연 세계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힐 만 했다.
절벽같이 깎아지른 산봉우리, 와이나피추와 우람한 마추피추 사이로, 자애로운 어머니가 치맛자락을 거머쥐고 서 있는 듯한 푸투쿠시 산봉 아래엔 사라진 잉카제국의 옛 터가 그 아픔을 한없이 울어주는 빗소리에 잠겨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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푸투쿠시 산봉오리밑 우루방바강 옆에 기다리는 기차 |
안데스 계곡, 마지막 제왕인 잉카 망코의 권위를 자랑하는 듯 세상을 놀라게 한 타완틴 쑤요(꼬스코에서 4방위로 뻗어있는 제국)의 하나인 마추피추는 금광을 캐보려고 덤벼든 탐험가들도 찾아내질 못 했단다. 그곳은 스페인 정복자들의 손이 닿지 않은 잉카 최후의 피난처에 알맞은 자연의 요새였으며 신성한 터전이었다.
300년의 노예생활에서 페루 국민을 해방시킨 볼리바르 장군을 연구하던 미국의 고고학자 빙함(Bingham)이 드디어 감추어진 문화탐험의 승리자가 된 것은 1911년 7월24일의 일이었다. 그는 마추피추가 잉카 망코의 마지막 수도이며 마지막 싸움터였음을 믿었다.
빙함이 습기와 열기와 빗속에서 헤맸던 그 험난한 길을 우리는 최고급 잉카열차로 오르내렸다. 비록 왕복비용과 점심값을 포함해 한 사람이 115불씩이나 내고 스위스의 산악지대를 오르듯 지그재그로 4번 돌아서야 마추피추와 만날 수 있었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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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잉카 트레일 열차 |
한 쎄라노 젊은이가 태양의 신에게 제물로 받친 잉카 처녀의 영혼을 위로하는 듯 태양신전에서 애틋하게 부는 피리소리가 벼랑 아래로 구슬프게 울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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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전에서 피리부는 한 쎄라노 젊은이 |
누가 마츄피추를 ‘늙은 산’이라고 말했을까? 우리 눈엔 영원히 늙지 않는 ‘불멸의 산’으로만 보이는데….
발행일 : 2009.10.26 기사발췌 : http://www.koreatimes.net/?mid=kt_opinion&category=44964&document_srl=45147